더 조용해졌지만, 더 멀리 퍼지고 있는 사운드의 방향
그라임에서 드릴로 넘어오는 흐름까지 따라왔다면, 이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남습니다.
“그럼 드릴 다음은 뭐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
흥미로운 점은, 이 질문에 아직 누구도 명확한 장르 이름으로 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지금의 영국 거리 음악은 새로운 장르로 또 한 번 갈아타는 중이라기보다는, 방향 자체가 분산되고 있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드릴 이후의 음악들은 예전처럼 하나의 이름 아래 모이지 않고, 여러 갈래로 흩어지고 있어요 🎧
더 이상 ‘하나의 씬’으로 묶이지 않는다 🔍
그라임 시절에는 분명한 중심이 있었습니다. 같은 비트, 비슷한 템포, 공통의 태도와 언어가 있었죠.
드릴 역시 마찬가지로, 한동안은 뚜렷한 색을 가진 씬으로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영국 거리 음악은 다릅니다. 같은 지역, 같은 현실을 이야기해도 사운드는 전혀 다르게 나옵니다 😶
어떤 트랙은 드릴 기반인데 앰비언트처럼 느껴지고, 어떤 음악은 힙합 구조를 쓰면서도 클럽 음악에 가까운 질감을 갖고 있어요.
더 이상 “이게 바로 다음 장르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에너지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
드릴 이후 흐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에너지의 방향입니다.
속도는 느려지고, 소리는 줄어들고, 감정 표현은 점점 더 억제되는 쪽으로 가고 있어요.
예전 거리 음악이 분노를 외쳤다면, 지금의 음악은 그 분노를 설명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존재하는 상태로 남겨두는 느낌이에요 😐
이 변화는 음악이 더 차가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현실에 가까워졌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베이스는 여전히 중심이지만, ‘움직임’이 달라졌다 🔊
UK 베이스 계보답게, 베이스는 여전히 음악의 핵심입니다.
다만 이제 베이스는 몸을 흔들게 만들기보다는, 공간을 눌러두는 역할을 합니다.
서브베이스는 크게 움직이지 않고, 한 음을 오래 끌면서 분위기를 고정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
이런 구조에서는 드롭이나 클라이맥스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전체 곡이 하나의 긴 상태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클럽보다 ‘개인 공간’을 겨냥한 음악 🎧
지금의 영국 거리 음악은 점점 클럽을 떠나고 있습니다.
물론 클럽에서 재생되기도 하지만, 구조 자체는 혼자 듣는 환경에 더 잘 어울리는 편이에요.
이어폰으로 들었을 때 베이스가 귀 안에서 묵직하게 남고, 주변 소음과 섞여도 분위기가 깨지지 않는 음악들입니다 🌃
이건 거리 음악이 더 이상 군중을 모으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개인의 상태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어요.
장르보다 ‘질감’이 먼저 오는 시대 🎚️
드릴 이후의 음악들을 보면, 장르 구분이 거의 의미 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드릴 비트 위에 싱잉을 얹기도 하고, 앰비언트 텍스처를 깔아두고 랩을 하기도 하죠.
중요한 건 BPM이나 패턴이 아니라, 질감과 온도입니다.
얼마나 차가운지, 얼마나 건조한지, 얼마나 여백이 많은지가 음악의 성격을 결정해요 🧊
이 점에서 지금의 흐름은 ‘장르 시대 이후’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거리 음악은 여전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
사운드는 달라졌지만, 영국 거리 음악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지역, 계급, 일상, 긴장감 같은 요소들이 음악의 바탕에 깔려 있어요.
다만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바뀌었을 뿐입니다.
외치던 목소리는 낮아졌고, 설명하던 가사는 암시로 바뀌었으며, 에너지는 압축된 형태로 남아 있습니다 😶🌫️
그래서 이 음악들은 조용하지만, 무겁게 느껴집니다.
다음은 ‘확장’이지 ‘전환’이 아니다 🔄
그라임에서 드릴로 넘어갈 때는 분명한 전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후의 흐름은 전환이라기보다 확장에 가깝습니다.
UK 거리 음악은 하나의 방향으로 이동하기보다는,
- 클럽 쪽으로 더 실험적인 사운드를 확장하거나
- 힙합 쪽으로 더 개인적인 서사를 강화하거나
- 혹은 장르 구분 자체를 흐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이런 상태에서는 다음 장르 이름을 예측하는 것보다, 지금의 감각을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해 보입니다 🎧
그래서 영국 거리 음악은 끝나지 않는다 🧩
드릴 이후, 영국 거리 음악은 더 조용해졌고, 더 느려졌으며, 더 흩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힘을 잃은 건 아닙니다.
오히려 소리의 크기를 줄이고, 형태를 느슨하게 만들면서 더 오래 살아남을 준비를 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
이 흐름이 어떤 이름으로 불리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영국 거리 음악은 여전히 변화 중이고,
그 변화는 항상 베이스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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